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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더와 ‘펜더플레이’

  • 2020.06.16 09:36
  • 미디어 리뷰/기타부기

1.  처음 기타를 샀다 마음이 들뜬다.
2.  몇 줄을 튕겨본다 그리고 감동이 밀려온다.
3.  코드도 잡아본다 당장 멋진 기타리스트가 될 것 같다.
4.  사람들이 말리던 냄비받침을 샀다 정독해야겠다.
5.  크로매틱인지 뭔지 졸리고, 지겹고 손가락도 아프다. 
6.  기타를 구석에 세워놓는다 그래도 기타는 멋지다 생각한다.
7.  그리곤 10년이 흘렀다.
8.  다시 반복.

 

저의 지난 방구석 기타리스트 인생 여정입니다.

 

 

작년 말 기타 한대를 거금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돈도 없는데 큰 맘먹고 눈 딱 감고 (사용할 수 있는 수식어는 모두 쓰고 싶네요) 질렀습니다. 펜더를요.. 물론 고가 라인은 아니지만 저에겐 과분했습니다. 처음에는 확실히 비싼 기타라서가 아니라 편안한 기타라서 실력이 나름 늘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남자의 기타는 깁슨이지! 외쳐대며 깁슨 레스폴 스타일 기타를 주로 사용했었습니다. 깁슨은 아니었지만 무게만큼은 깁슨 레스폴 뺨을 천대 후려치듯이 무겁더라고요 기타를 안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야 하는데 그 친구는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10분이 지나자 허리가 아파옵니다. 척추만곡증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주 연주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핑계로 들리겠지만 정말 무거워서입니다 진짜입니다.. (찐 찐 찐~찐이야 아 이게 아니지..)

 

거두절미하고 글 초반에 밝혔던 것처럼 오랜 시간을 기타 실력은 발전 없이 머물러 있었습니다. 결국 체계적인 연습방법을 몰랐다는게 답입니다. 이전까지는 학원을 다녀본 적도 없으니까요(비싸니까) 보통 기타는 독학들 한다고 하잖아요. 기타 관련 카페도 가입해서 보고 유튜브 강좌도 검색해보았고 유명하다는 냄비받침도 사봤습니다만 어느 순간 다시 저 바보 같은 루틴에 빠져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쯤에서 의지박.. 약이라고... 이건 병이야 이럼서 말이죠.

 

이렇게 고심하고 있던 차에 지난 연말에 연쇄 할인마 제이슨이 돌아온 거처럼 펜더 플레이가 특가 가격으로 연말 세일을 연속으로 하는 광고를 보고 말았습니다. 누구나 기타 연주를 프로처럼 할 수 있답니다. 이제 이거 해보고 기타를 못 치면 이제 진짜 포기다 하는 반신반의 한 마음으로 어느새 가입 버튼을 눌렀습니다. 의지와 열정은 한 끗 차이라고...

 


 

악기 제조사에서 디지털 기업으로 진화하는 펜더

 

펜더 플레이는 펜더가 야심 차게 준비한 구독형 기타 온라인 레슨 서비스입니다. 이러한 서비스가 나온 데는 배경이 있는데요. 구독 경제 창시자 티엔 추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펜더는 초보자들을 가르치고, 평생 기타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러 넣음으로써 기타 하나 팔고 끝나는 회사에서 뮤지션들을 탄생시키는 창조적인 회사로 진화했다.” 

  펜더의 이러한 서비스가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려면 깁슨과 펜더라는 기타계의 양대 거물 기업을 얘기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는데요  깁슨과 펜더는 로큰롤 음악을 이끄는 기타의 양대 산맥이자 라이벌입니다.  두 라이벌의 싸움은 오래되었어요 각각 탄생 배경도 다르고, 개성도 다르고, 기타의 소리도 달랐던 두 기타는 락 부흥 시기에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시대가 변하자 이런 얘기도 흘러나옵니다. 힙합과 EDM을 즐기는 젊은 세대에게 로큰롤은 흘러간 음악이다. 그러면서 일렉트릭 기타 판매량도 10년간 내리막이다. 두 기타 제조사 모두 시대의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됩니다 판매량 저조로 말이죠..

 



깁슨은 자사의 주요 구매 고객층을 뮤지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명 뮤지션들이 레스폴을 많이 쓰기도 하고요 (랜디 로즈, 게리 무어, 잭 와일드, 슬래쉬 등등...) 무겁지만 통울림이 깊고 좋은 음향목인 마호가니 나무를 주로 자사의 레스폴 기타에 사용했습니다. 깁슨 기타의 품질에는  이견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평가가 다수이지만 기타 제작을 일일이 수작업을 하기 때문에 인력비가 비싸 가격에 영향을 주고 심지어 악기가 너무 무겁기도 했죠 최근에는 마호가니 나무가 전 세계적으로 보호목으로 지정되면서 목재수급도 어려워져 대체목으로 제작한다고는 합니다.. (그래도 깁슨은 마호가니지... 암암)

이러한 부분들은 깁슨이 말하는 것처럼 자사의 고가의 레스폴 기타는 뮤지션만 쓰는 악기였고 젊은 10대나 여성들이 쓰기엔 버거운 악기였습니다. 비싼데 무겁고 유통 자체도 악기전문점에만 공급하기 때문에 구입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습니다. 젊은 입문자들을 끌어야 오래 기간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에도 당시 CEO 헨리 저스키위츠는 우리의 주요 고객은 어린아이들이 아닌 밴드를 꿈꾸는 뮤지션이라고 그 아이들은 원래 최고급 기타 한번 만지지 못하고 소리만 듣고 자란다고 저가 기타도 많으니 그걸 쓰라며 지적을 일축해버립니다.

 


깁슨이 사업 다각화한다고 방향을 이상한 데로 잡아 방황했던 시기는 기타에 관심 있는 분들은 대부분 아실 정도로 유명합니다. 기억나는 것은 자동으로 튜닝해주는 로봇 기타가 있네요.. 줄을 긁으면 알아서 튜닝해주는… (기타에 달린 튜너가 빙글빙글 돌아가요... 신기방기) 저도 저 기타가 나왔을 때는 혁신적이라 생각했는데요(기타계의 애플?) 전통을 중시하는 유저 및 기타계 대부분에서는 평가가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역시나 결과는 대차게 망했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복잡한 그들의 기타 라인은 말 안 해도 이미 아실 테지요 그리고 가격은 여전히 매우 매우 비싸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깁슨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비싸지만 않으면 한대 가지고 싶네요...

11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깁슨은 2018년 5월 파산 직전까지 몰려 회사가 매각당한다 하는 소문마저 들리다가 결국 파산신청을 하고 상징과 같았던 맴피스 공장을 폐쇄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내쉬빌 공장과 병합)  다행히도 현재는 전 리바이스 CEO 제임스 컬리를 영입하여 다시 전 영광과 왕좌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펜더는 오히려 역성장을 기록 중입니다. 2017년 5억 달러의 매출에서 2018년 6억 3600만 달러로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것이지요. 로큰롤이 흘러간 음악이라면 깁슨과 마찬가지로 펜더도 몰락의 길을 걸었어야 하는데 아니면 깁슨과 다른 행보를 보인 걸까요?

그렇게 깁슨이 젊은 고객에 손 놓고 엉뚱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동안 펜더는 판매 감소로 고전하던 2015년 나이키와 디즈니에서 일한 마케팅 베테랑 앤디 무니를 CEO에 임명했습니다. 그는 소비자 분석부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한 해 판매하는 기타의 45%는 처음 기타를 접하는 고객이 산 것이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숫자였습니다. 새로 기타를 사는 고객의 50%는 여성이었습니다. 이들은 (남성적인) 소매점에 들어가기는 심리적으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 구매 경향이 높았습니다.  - 펜더 CEO 엔디 무니, 2018.03.28 포브스 인터뷰 중 - 

이 조사에서 펜더는  기타 업계의 고정관념이 깨져있는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  일렉기타는 남자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 = 기타를 새로 구매하는 고객의 50%은 여성
-  펜더 고객은 뮤지션 = 밴드를 꿈꾸는 프로들은 전체 고객의 단 10%
-  기타를 사면 평생고객 = 새로 산 사람의 90%가 3개월 만에 연주 포기
-  고객은 기타와 주변기기 등 장비에 투자 = 장비보다 레슨에 쓰는 돈이 4배 더 많음

 

5년간 팔린 기타의 절반을 여성이 구매했음을 발견한 2015년 그날 펜더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초보자들이 그렇게 빨리 포기하는지 전혀 몰랐고 그 이유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도 그때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 펜더 CMO 에반 존스, 2018.12.3 벤처비트 인터뷰 중 -

 

 

연간 기타 판매 45%는 기타를 처음 잡는 초보자라는 사실에 기타를 파는 것보다 이들이 쉽게 배워서 평생 취미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얻게 됩니다. 

 “1년을 넘긴 10%는 평생 1만 달러 이상 쓰는 충성고객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평균 5개 내지 7개의 기타를 구매합니다. 초보들의 중도포기 비율을 10%만 낮추면 기타 산업 전체가 두 배 성장할 것이란 계산이 나왔습니다. 

- 펜더 CEO 앤디 무니 2019.5.13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 중 -

 

 

 


 

쉽게 포기하지 말자 펜더 플레이가 그대를 도울 것이다.

 

펜더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2017년 기타 연주를 가르쳐주는  구독형 강습 서비스 “펜더 플레이”를 선보입니다. 매달 9.99달러를 내면 수백 개 강의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기타 레슨 받는데 평균 20 - 40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글 서두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대적으로 펜더에서 홍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 또는 스페셜데이 ( 어머니의 날, 아버지의 날, 독립기념일 등등)를 활용하시면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독자는 펜더 기타를 구매할 때 사용하라고 10% 쿠폰을 주는데 미국 로컬이 아닌 한국 같은 나라에서 구독 시에는 예외인 부분이 아쉽습니다.

 

펜더 플레이 서비스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아무래도 무료로 검색해서 배울 수 있는 유튜브랑 비교가 될 텐데요 요즘 유튜브에 정보가 넘친다 해도 초보자가 기타를 체계적으로 배우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유투버가 기타 강습을 한다 한들 상대방의 레벨에 일일이 맞출 수는 없기 때문에 강습 레벨이 널뛰기를 할 수도 있고 강습 순서가 체계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난 아직 부족한데, 더 알고 싶은 게 많은데 해도 그 부분을 다시 찾아야 하고 한곡을 연주하기 위해 영상을 틀면 미리 준비해야 할 단계는 뛰어넘고 강습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고 준비단계를 다 하고 오면 이미 지치게 될 테니까요 또한 내 연주가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해준다 한들 한계가 많을 것입니다. 유튜브는 일정 이상의 수준에 올라 부족한 부분을 연습하기엔 좋은 매체 일지 몰라도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배우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를 수 있습니다. 초보라면 더더욱 그리고 대부분 이렇게 하다가 기타 연주를 포기하게 되지요.

 

펜더가 제공하는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해 펜더 플레이는 레벨 올려가면서 자기 수준과 속도에 맞춰서 기타를 배울 수 있게 해 줍니다. 음악의 장르를 선택해서 펜더 플레이가 제시한 코스를 따라갈 수도 있고  처음부터 연주하고 싶은 곡 또는 뮤지션을 선택해서 배울 수도 있고요 장담하건대 좋아하는 노래를 서툴게나마 칠 수 있게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20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기타랑 친해지는 것이죠.

 

 

강좌를 보다가 궁굼하면 우측의 채팅창으로 펜더에게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연주 스타일 또는 강사를 팔로우할 수 있으며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질문에 답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해당 주법 연습이 끝나면 그 주법에 맞는 추천곡이 뜨는 것은 덤이지요. 그리고 최신 IT서비스답게 하나의 아이디로 스마트폰, PC, 태블릿 모든 매체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단점으로는 강습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인데요 자막은 제공되지 않지만 강사가 굉장히 천천히 발음하기도 하고 반복해서 코드 등을 시연해주기 때문에 영어라 해서 배우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사용하다 보니 제가 느낀 단점인데 아직은 곡 데이터베이스가 많이 올라와있지 않아서 혹여나 내가 배우고 싶은 곡을 검색했을 때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펜더가 주기적으로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으니 곧 많아질 것 같습니다.

강습을 받던 중 잠깐 쉬고 있는데 잘하고 있다고 격려의 메시지가 날아오더군요. 괜히 기분 좋아지더라고요 기계한테 받는 것이지만 일단 칭찬받으면 기분은 좋잖아요?  제 애플 워치에서 운동 링을 클리어했을 때 운동 열심히 했다고 격려해주는 딱딱한 멘트와 같지만 연습의 열정이 다시 올라오더군요 사용자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고 진행과정을 추적하며 성과도 확인시켜주고 격려도 해주는 펜더 플레이는 운동에 동기부여를 해주는 애플 워치 피트니스 트레커가 있다면 기타를 위한 피트니스 트래커입니다.

2018년 3월에는 가볍고 저렴한 여성용 기타도 선보였습니다. 이렇게 온라인과 여성에 집중하면서 기타 판매량은 매달 15%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펜더는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기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 기타 제조회사에서 기타 서비스 회사로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다시 10년 후 기타 연주를 포기하거나 바보 같은 루틴에 빠져 왜 그때 꾸준히 하지 않았는가 후회하기보다 지금 나 자신을 분석하고 바로 실천하여 미래의 성공한 방구석 기타리스트가 되기 위해 다시 정진해보려 합니다 Rock 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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